이범헌 한국예총 회장과 '한반도 피스펀드'를 주제로 지난달 27일 예술인센터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과 '한반도 피스펀드'를 주제로 지난달 27일 예술인센터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우리는 지난 1998년 남북 경제 교류의 장을 연 ‘소 1,001마리 방북’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실천적 ‘소 떼’로서 ‘코리아 피스펀드’를 출범시킵니다.”

지난달 20일 ‘코리아 피스펀드’(KOREA PEACE FUND)가 출범하며 내놓은 일성이다. ‘코리아 피스 콘텐츠(CONTENTS) 펀드’와 ‘코리아 피스 그린(GREEN) 펀드’를 각각 5천억에서 1조 원 조성해 ‘한반도 평화와 대안적 경제 프로세스’를 구축하자는 것.

참신하고 담대한 발상이지만 다소 생소한 개념과 실현 가능성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출범 기자회견이 열린 곳은 서울 목동 소재 대한민국예술인센터.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한국예총)이 있는 곳이다.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은 27일 오후 예술인센터에서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을 만나 ‘코리아 피스펀드’에 대해 물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대의적 선언’은 이루어졌고 이제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벌써 남북을 시야에 둔 ‘한탄강 프로젝트’와 ‘한국명주산업단지’를 위한 협의가 시작됐다.

이범헌 회장은 “그동안 문화예술 컨텐츠로서 남북교류는 평화지향적인 경우 단순히 행사를 위한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또 일회성이면서 소모성 예산집행으로 행사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며 “생산적 문화예술 컨텐츠를 이용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평화운동을 ‘투자’와 ‘수익’이라는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것.

남북관계가 막혀 있지만 국제정세나 남북관계 등 정치적 현안에서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다며, 우선은 이 펀드 결성에 참여한 기관과 단체는 물론 지자체들과 시드머니(종자돈)를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예술인센터에서 코리아 피스펀드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제공 - 코리아 피스펀드]
지난달 20일 서울 예술인센터에서 코리아 피스펀드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제공 - 코리아 피스펀드]

출범식에는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과 한국 YMCA,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국예총,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흥사단, 푸른아시아, 겨레하나, 주권자전국회의 등이 참여했다.

그린펀드는 기후위기에 공동 대응하고자 하는 다양한 친환경 사업, 바이오와 농업, 어업 등 기초 산업이 대상이 되고, 콘텐츠펀드는 영화 음악 등 대중 문화 콘텐츠가 중심이 된다. 접경지역에 반환된 미군기지의 ‘평화 관광 콤플렉스’ 운영 등 관광산업 분야 협력 사업도 포함된다.

화가이자 한국미술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범헌 회장은 “북측의 문화예술도 세계화 가능성이 있는 장르가 많다”며 조각, 자수, 교예, 집단예술체조 등을 거론하며 “피스펀드의 경우는 개성공단이 만약에 재가동된다면 남북 합작의 문화예술 콘텐츠 법인을 설립해서 거기에서 북측 미술과 공연예술에 대한 모든 거래를 하는 거점으로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놓는 방식도 있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미술협회 회장 당시 북측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나아가 북한의 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을 예시하며 “세상에 없는 콘텐츠를 내보낼 수 있다. 말 그대로 ‘한반도 한류’를 만들어야 한다”며 “피스펀드를 통해서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서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코리아 피스펀드’는 출범 기자회견에서 “짐 로저스와 같은 해외의 투자자와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같은 해외 펀드”를 예시하기도 했지만 “전태일 열사 5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참여한 세계적인 일러스트 작가인 ‘프랭키’의 적극 참여 의사”도 눈길을 끌었다.

인터뷰에 배석한 김종선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예총) 사무총장은 “프랭키가 전태일 50주년 사업으로 전태일의 이미지를 500억 가치의 NFT로 만들었다”며 “NFT는 장기적으로 남북한 다, 남한부터 시작하더라도 큰 거래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불가능 토큰’(NFT)은 비트코인으로 널리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로, 이것을 유명 화가인 프랭키가 예술품에도 적용시켰다는 것이다.

이범헌 회장은 “이 펀드가 조성됐을 때 전문적인 운영기구를 통해서 전문성있게 창출해내는 작업들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에 우선 집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시행준비를 해나가는 아주 세밀한 준비가 필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코리아 피스펀드는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과 이종걸 민화협 상임대표의장,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으로 대표자회의 운영위를 구성했고, 김경민 한국 YMCA 사무총장을 사업단장으로 선임했다.

다음은 27일 오후 2시 30분 대한민국예술인센터 20층 한국예총 사무실에서 이범헌 한국예총회장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인터뷰에는 김종선 민예총 사무총장과 허성훈 한국예총 사무총장이 나란히 배석했다.

“문화예술 콘텐츠 이용해 경제적 가치 창출하자는 것”

화가이자 한국미술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은 코리아 피스펀드에 관한 구상을 달변으로 풀어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화가이자 한국미술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은 코리아 피스펀드에 관한 구상을 달변으로 풀어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지난 20일 ‘코리아 피스펀드’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으로 안다. 이후 여론의 반응이 있었나?

■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 : 그동안 여러 침체 상황들이 있었고, 특히 유엔제재 문제나 남북관계 경색 문제를 감안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좋은 반응이 있다. 그 대신 이게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부분들을 좀더 구체성을 가지고 추진했으면 하는 의견들을 소통하고 있는 중이다.

□ 한국예총이 ‘코리아 피스펀드’에 참여를 한 셈인데, 연관을 갖게 된 어떤 계기 같은 것이 있나?

■ 한국예총 회장이 되면서 문화예술단체 대표로 민화협 상임의장단에도 함께하고 있다. 그래서 논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 공감대가 이루어졌다. 실질적인 제안은 민예총 김종선 사무총장의 기획안을 가지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좀더 보완하면서 좀더 확산할 수 있는 여러 직능별 대표단체들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참여하게 되었다.

‘피스펀드’ 개념을 조금 더 명확히 한다면, 기금은 어떤 지원을 하고 공공적, 공익적, 정책적 방향의 집행을 한다면 펀드는 말 그대로 평화를 위한 비즈니스로서의 실질적 생산운동을 하는, 그런 차원의 모색 속에서 함께 하게 됐다.

□ 취지가 ‘한반도의 평화 경제 프로세스 도입’이라고 해서 ‘평화 경제’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약간 추상적으로도 들릴 수도 있다. 좀더 풀어준다면?

■ 우선은 말 그대로 이것은 펀딩이다. 투자를 위한 펀드로서의 기금을 조성하고 그 펀드 조성에 의한 실질적 수익창출을 위한 평화운동을 해서 경제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것은 국제정세나 남북정세 등 정치적 현안에서 좀더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경제, 문화예술, 기타 분야를 중심으로 한다.

남북의 평화모델을 구축하고 그러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함으로써 생산성을 확보하고 그럼으로써 경제적인 수익 창출이 이루어지는 실질적인 운동을 펼칠 시기가 됐다. 그리고 통일에 대비하는 차원에서의 기반확립을 위해서도 자생적인 ‘피스펀드’의 평화기금으로서의 역할론이 필요하다.

그래서 소모적인 기금으로 조성을 하는 게 아니라 재투자와 명확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제논리로 해야 되겠다. 그래서 펀드가 조성이 되면, 모든 분야에 있어서 상당한 연구와 실적을 중심으로 전문 펀드운용기구를 통해서 전문적인 경제활동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다시 수익이 창출되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남북관계의 평화적 기반, 그리고 경제자립의 기반을 확보해 내고, 북측으로부터도 자생성을 확보해낼 수 있는 그러한 펀드가 되기를 바라는 목적성을 가지고 있다.

□ 두 개의 펀드, ‘그린펀드’와 ‘콘텐츠펀드’를 각각 5천억에서 1조 원 사이 정도로 조성하자는 구상인 것 같다. 특히 이 회장은 ‘콘텐츠펀드’ 쪽 관련이 많을 것 같다. ‘코리아 피스 콘텐츠펀드’를 설명하면서 영화, 음악, 대중문화 콘텐츠를 거론했는데, 사실 이것들은 익숙하기도 하지만 그동안에는 일회적 행사가 많았다. 실제로 어떻게 가능하다고 보나?

■ 그동안 문화예술 콘텐츠로서 남북교류는 평화지향적인 경우 단순히 행사를 위한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또 일회성이면서 소모성 예산집행으로 행사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방식에서 벗어나는 생산적 문화예술 콘텐츠를 이용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제작하더라도, 남북합작의 영화 구상이 이루어진다면, 다큐영화나 독립영화를 제작할 수도 있지만 수익성을 감안하는 상업영화 모델을 가지고 실질적 영화산업적인 측면에서 투자하고 다시 경제성을 확대재생산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그런 모델을 만들자는 취지가 되겠다.

미술이라고 했을 때도, 미술 전시를 해서 ‘남북의 평화미술 전시다’라는 주제성에 머물러서 행사로서의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이 그동안의 유형이었다면, 이제는 이 작품이 미술시장에서 유통이 이루어져 경제적인 문화예술의 기반을 더 구축해 나가고 더 확산시켜 나감으로써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 투자가 이루어지고 투자가 다시 피드백이 오는, 수익성으로도 가능하게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그러한 의미에서 피스펀드의 역할론이 중요하다고 본다.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IT분야에서부터 또 남북이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투자 가능성이 있는 장르를 개발해 ‘그린펀드’와 ‘콘텐츠펀드’로서의 방향성을 잡고, 지금 코로나19 이후 대두되고 있는 글로벌한 인류애가 필요한 시기에 광의의 의미를 담고 있는 ‘피스펀드’의 개념으로 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에 우선 집중...아주 세밀한 준비 필요”

이범헌 회장은 코리아 피스펀드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범헌 회장은 코리아 피스펀드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궁금한 것 중의 하나가,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보자면 펀드를 조성해야 하는데, 초기 펀드 조성 구상은 어떻게 하고 있나?

■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우선은 참여하고 있는 기관과 단체를 중심으로 시드머니(종자돈) 펀드 개념으로 참여를 하는 게 좋겠다. 뜻있는 지자체도 함께하는 공공의 펀드 조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과정에서 기업형 펀드, 또 개인이 하는 엔젤 펀드, 이런 투자개념을 다양화하고 다각화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우선은 전략적인 기금화를 위한 협의가 지금부터 좀더 진행이 돼야 하고, 지금부터 그런 펀드 조성을 위해서 참여할 기관, 기구, 단체, 회사들을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진행을 해나가고 있다.

□ 성과는 좀 기대할만 한가?

■ 짧은 시간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사례와 성과를 말할 단계는 아니고, 함께 할 분들과 협의하기 위해서 오늘도 중요한 미팅이 예정돼 있다. 기초 펀드 조성에 생각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분위기다.

□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확인하듯 우리 문화 콘텐츠의 실력이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 ‘콘텐츠펀드’가 투자한 남북이 함께한 콘텐츠에서 세계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 그런 것을 지향하고 추구하는 거다. 실질적으로 그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전술이 필요할 것 같다. 목표를 정하고 방법론을 가지고 이 펀드가 조성됐을 때 전문적인 운영기구를 통해서 전문성있게 창출해내는 작업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에 우선 집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시행준비를 해나가는 아주 세밀한 준비가 필요한 단계에 있다.

지금 현재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대의적인 측면에 대한 선언은 이루어졌지만 지금부터 구체적이고 필요한 각론을 각각 업무분장화 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그러한 세부논의를 곧 대표단이 구성돼 의논하려고 한다. 이종걸 민화협 상임의장과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과 제가 3인 공동체제로 좀더 세분화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 그 중 하나의 관건이, 남북관계와 북측의 반응일 텐데, 현재는 코로나19 대유행도 있고 남북관계도 좋지 않아 막혀 있는 상황이다. 향후 대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건가?

■ 대북관계는 오픈해서 다 말하기 어려운 다양한 루트가 있다. 현재 정세에서는 남북관계로서도 그렇고 국제적 유엔제재에서도 그렇고 모든 게 단절되다시피 돼 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조심스럽기도 하고 중요한 노력을 해야 된다.

문화예술계에서는 기존에 장르별로 남북이 논의되어 오던 과정이 있고, 제가 한국미협 이사장 할 때라든지 문화예술 관련한 남북 프로젝트를 했던 적이 있다. 남북 평화미술제라든지, 또 평창 동계올림픽 때에 아시아 평화미술제와 남북 평화미술제 등을 개최하면서 연계될 수 있는 과정들이 있었다. 다른 직능 분야들은 민화협과 6.15남측위원회 이런 대표기구들이 음으로 양으로 좋은 활동을 조용하게 진행하고 또 추진해야 한다.

통일부나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할 수 없는 현실에 있을 때에, 민간 중심의 교류를 할 수 있고 혹은 그런 기반을 준비하고 조성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소통이 조금만 구체화된다면, 그리고 그동안의 상황을 본다면 긍정적 반응이 북측에서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탄강 프로젝트’와 한국명주산업단지 그리고 블록체인 플랫폼

코리아 피스포럼 기자회견 기념촬영.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과 이종걸 민화협 상임대표의장,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이 대표자회의 운영위원으로,김경민 한국 YMCA 사무총장이 사업단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제공 - 코리아 피스펀드]
코리아 피스포럼 기자회견 기념촬영.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과 이종걸 민화협 상임대표의장,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이 대표자회의 운영위원으로,김경민 한국 YMCA 사무총장이 사업단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제공 - 코리아 피스펀드]

□ 북측과 연관돼 구체적으로 준비 중인 사업도 있나?

■ 제가 지난주에 포천시장과 미팅을 하고 한탄강 프로젝트를 위해서 현장답사를 하고 MOU(업무협약)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고 왔다.

한탄강이 작년 7월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받았는데 지금 현재는 남측 구간만 된 거다. 한탄강의 원류는 북측에서 내려온다. 북측에서도 독자적으로 백두산하고 한탄강 북측지역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신청에 들어가 있다.

제주도에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총회가 예정돼 있는데, 코로나 상황에 따라 어떻게 될지 변수가 있다. 그 때 아마 북측의 백두산하고 한탄강 북측 권역을 논의하는 것 같다.

이러한 과정들로 봤을 때 북측에서는 이제 형식적인 남북교류의 행사를 넘어서서 어떤 기반을 조성하고 지속가능하고 경제적 가치가 창출되는 방향에 더 적극적인 것 같다.

□ 한탄강이 굉장히 좋은 곳인가 보다. 남북이 모두 세계지질공원으로 신청하는 걸 보니.

■ 세계지질 문화유산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순천만 다음으로 여기가 아주 중요한 곳이다. 세계지질학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실제 가보면 지형도 아주 독특하고 다르다. 주상절리 암벽도 제주도 주상절리하고 지층형성이 다르게 돼 있다.

한국예총과 포천시가 좀더 적극적인 프로젝트로 만들어서 세계적인 랜드마크 형태의 문화예술이 함께하는, 그리고 관광 메카의 역할도 할 수 있는, 그린 생태계를 위한 자연환경운동 거점을 만들 수 있다. 또 남북의 교류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남북의 평화운동에도 큰 거점이 될 수 있겠다고 보고 이런 지향점을 찾고 있다.

곳곳에서 지금 다양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늘 오전에도 강원도와 고성군이 남북한 전통술로 한국명주산업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제안이 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피스펀드’가 갖는 유형의 콘텐츠들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남측에서 고성군에 먼저 한국전통명주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거다. 그것이 또 북측과 함께 이루어갈 수 있는 거점으로서 지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하나 하나의 콘텐츠들이 모두 ‘피스펀드’가 갖는 경제적 가치실현을 위한 범위 안에 다 들어있는 것들이다.

□ 전태일 열사 50주기 사업의 일환으로 참여한 세계적인 일러스트 작가인 ‘프랭키’가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홍보했는데, 그는 어떤 예술가이고 향후 어떤 방식으로 참여가 이루어지나?

■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문화예술 콘텐츠의 역할론, 그것을 통한 경제적 가치 실현, 이런 것들에 세계적인 예술가가 함께 참여한다는 취지다. 예술 콘텐츠가 과거 형태의 문화예술의 활동 영역을 넘어서서 경제적 가치와 시장논리에 참여하는, ‘피스펀드’에 함께하는 콘텐츠의 중요한 소스로서 역할론이 있다. 이런 상징성이 있다.

코리아 피스포럼 기획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김종선 민예총 사무총장이 인터뷰에 배석해 블록체인 플랫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코리아 피스포럼 기획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김종선 민예총 사무총장이 인터뷰에 배석해 블록체인 플랫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김종선 민예총 사무총장 : NFT(Non-Fungible Token)라는 게 있다. 대체불가능 토큰이다. 아카데미 시상에서도 대체불가능한 토큰 카드가 선물백에 들어 있었다.

영화 블랙 팬서(Black Panther)에 출연했던 채드윅 보스만(Chadwick Boseman)을 기리는 작품을 만들어서 대체불가능한 토큰으로 제공을 했는데, 그게 블록체인으로 보존되는 그림의 디지털 소스다. 가상화폐처럼 거래가 되는 거다.

□ 예술품 블록체인이 생소하다.

■ 김종선 :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같이 여러 명이 일종의 가상의 가치를, 코인을 생산하는 것과 같은 건데, 그 코인을 쉽게 말해서 미술품으로 전환했다고 보면 된다.

프랭키가 전태일 50주년 사업으로 전태일의 이미지를 500억 가치의 NFT로 만들었다. 그 NFT가 되면 거래하는 쪽, 작가, 전태일재단이 그 거래된 수익을 3분해서 나눠 갖는 거다. 이런 방식이기 때문에 NFT는 장기적으로 남북한 다, 남한부터 시작하더라도 큰 거래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결합해서 암호화를 통으로 하는 것이지 않나. 마찬가지로 그 안에 실물인 JPG 파일이 하나 있고, 그것 자체를 전부 암호화하는 거다. 그러면 이게 대체가 불가능해진다. 진짜가 같이 풀려야 되니까. 그러면 이것 자체가 비트코인처럼 거래가 되는 거다.

□ 그 값어치는 어떻게 결정되나?

■ 김종선 : 값어치는 결국은 비트코인과 똑같이 경매시장이다. 투자자가 있으면 올라가고 투자자가 없으면 마이너스가 되는 거다. 크리스티나 소더비에서 미술품이나 문화재나 이런 고가의 예술품을 경매에 붙인 것과 같은 개념이다.

아무나 찍은 JPG 사진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유명한 작가가 만든 소스가 있어야 한다. 현실 작품과 NFT화 된 작품과 가치가 다른 거다.

“말 그대로 ‘한반도 한류’를 만들어야 한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범헌 회장은 남북이 협력해 '한반도 한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북녘의 예술은 우리와 차이점도 있을 텐데, 남쪽에서는 좀 생경하거나 값어치가 낮게 평가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북녘 예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어떻게 교류 협력할 수 있는지?

■ 그 부분도 중요한 부분이다. 일단 북측은 사회주의의 이데올로기, 그 이념 속에서 예술의 틀이 이루어진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미학을 기준으로 공연예술이든 시각예술이든 시간예술이든 모든 예술 장르가 사실주의 기법을 활용하게 된다. 또 이념이 강화된 측면으로 볼 때는 다소 선전선동적인 요소도 포함돼 있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자유민주주의 체제 혹은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문화예술을 보는 관점하고 상당히 다르다. 미술만 본다 하더라도 미술시장에 북측의 작품이 그냥 나갔을 때에 세계적인 미술시장 흐름 속에서 자생적인 경쟁력이 있거나 하기에는 다소 약할 수 있다.

리얼리즘 미술을 중심으로 하는 일반적 표현세계의 조형성, 좀더 그쪽의 특성화를 위한 예술적 가치를, 관점을 가지고 좀 홍보할 필요도 있다. 북측 미술은 이미 우리 남측에서도 많이 알고 있고 가까운 아시아 시장에서도 이제 많이 알고 있는 수준은 돼 있다.

북측에서는 만수대창작사 중심으로 생산되는 많은 미술품들, 그리고 또 그 밑에 체제에서 생산되는 미술품들이 사실 외화벌이용 수출품목에 대단히 중요한 항목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유엔제재에서도 상당히 상위순위로 지금 제재 품목화 돼 있다.

북측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하는 미술시장의 가치, 이런 것들로 함께 봐야겠고, 중국의 문화예술 시장 개방을 참고하면 좋겠다는 판단을 한다. 중국 같은 경우도 북측 같은 이데올로기 예술에 있다가 등소평 이후에 개방이 된 거다.

중국도 사실주의 화풍과 중국의 전통화풍, ‘국화’라고 표현하는데, 그런 화풍둘이 다 사실주의 화풍이었는데, 개방이 되면서 서양미술, 추상미술 이게 다 들어갔다. 지금 현재 중국의 미술 시장과 공연예술 시장은 세계를 석권할 정도의 수준이다. 연간 미술품의 판매 총액이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연간 매출액 이상이 될 정도로 국내 미술시장이 형성돼 있다.

북측의 문화예술도 세계화 가능성이 있는 장르가 많다. 그리고 특히 장르적으로 봤을 때는 조각분야, 입체분야라든지 자수분야 같은 경우는 그 리얼리즘의 수준이 상당한 수준이다. 대중적 경제적 관점에서는 소비지향적인 미술시장에도 접근할 수 있다.

피스펀드의 경우는 개성공단이 만약에 재가동된다면 남북 합작의 문화예술 콘텐츠 법인을 설립해서 거기에서 북측 미술과 공연예술에 대한 모든 거래를 하는 거점으로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놓는 방식도 있을 수가 있다.

사실 미술 부분은 제가 독자적으로 한국미협 이사장을 하면서 북측하고 그 논의를 했었다. 좀더 구체적인 논의를 하던 과정에 남북관계 경색이 왔다. 북측의 문화예술도, 영화 부분도 마찬가지고, 무궁무진하게 갈 수 있는 장르적 토대는 있으나 세계적인 경쟁력은 남북의 합작으로 이루어졌을 때 상승할 것이다. 그걸 또 도와줘야 한다.

□ 북측의 서커스, 교예도 유명한데.

■ 그런 것도 콘텐츠가 된다. ‘아리랑’ 공연만 해도 현장에서 보면 놀랍지 않나. 지금 중국은 모든 지역에서 밤마다 관광객들에게 고액 입장권을 받고 공연을 유치하지 않나. 장예모 감독 밑에서 키운 감독과 연출자들이 전 중국에 성(省)별로 경쟁을 한다. 문화유산이 있어서 관광객이 오는 곳은 다 공연물이 있고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북측에서는 그런 게 다 가능하다. 오히려 세상에 없는 콘텐츠를 내보낼 수 있다. 말 그대로 ‘한반도 한류’를 만들어야 한다. 피스펀드를 통해서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서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할 수 있다.

□ 한국예총 회장에는 언제 취임했고 언제까지 임기인가?

■ 작년 2월에 총회에서 당선이 되고, 임기는 4년이다.

□ 중임도 가능한가?

■ 연임이 되는데, 아직 그런 계획은 전혀 없다.(웃음) 열심히 지금 임기를 다하는 걸로.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