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서울현충원에 흩어져 있는 정부 인증 친일파의 묘비와 독립군 무명용사 위령비에 새겨진 ‘정미의병’ 부조를 각각 촬영하여 합성한 사진. ⓒ시사IN 조남진

국립서울현충원 ‘독립군 무명열사 위령탑’을 지나 한 쌍의 무인석을 통과하면 ‘장군 제2묘역’에 이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과 독립유공자 묘역을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지점이다. 이곳엔 2005년 출범한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4년여의 조사 끝에 발표한 친일파 신태영과 이응준의 묘가 있다. 이들 외에도 이종찬, 백낙준, 신응균, 김백일, 김홍준 등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친일파로 인정된 사람들이 현충원 장군묘역과 유공자묘역에 자리하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 장군묘역에도 신현준, 김석범, 송석하, 백홍석 등 친일파들이 버젓이 누워 있다.

지난해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이 대전현충원에 묻힐 당시만 해도 친일파의 무덤을 국립묘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법안이 논의되었다. 1년이 거의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정부가 그렇게 할 뱃심이 없다면, 그들의 행적을 후대에 전할 다른 묘안이라도 고안해야 하지 않을까?

기자명 조남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nm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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