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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살아있다' 박신혜 "유아인 호평? 사랑스럽고 멋있기도 해요"

박신혜/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20대에만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있잖아요. 제가 그 나이를 겪어오면서 맡아왔던 배역들이 30대가 돼서 다시 만났을 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돼요. 나이 드는 건 멋있는 일 같아요. 그래서 30대가 더 좋은 것 같아요. 40대의 제 모습도 기대가 되고요.”

2003년 ‘천국의 계단’을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한 박신혜는 ‘미남이시네요’, ‘상속자들’, ‘피노키오’, ‘닥터스’, 영화 ‘7번방의 선물’, ‘상의원’, ‘침묵’ 등 10대를 거쳐, 20대, 30대까지 긴 터널을 지나왔다. 인생의 반 이상을 연기와 함께하면서 한결 자연스러워지고, 여유도 넘쳐보였다.

이번엔 ‘예쁨’을 내려놓은 도전이었다. 영화 ‘#살아있다’를 통해 지금껏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매력이 돋보인다. “아이라인은 생명과도 같다”고 말한 그가 화장과 헤어 스타일링 모두 과감하게 포기하고, 손도끼를 들고 눈앞에 몰려오는 좀비들을 마구 찍어 내린다. 다소 수동적인, 캔디형의 캐릭터를 많이 보여줬던 박신혜는 이번 작품을 통해 ‘능동형’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한 계획아래 생존 전략을 짜고, 담대하면서도 침착한 모습의 유빈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2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신혜는 유빈 캐릭터에 대해 “힘을 뺐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절제하는,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아파트에 남은 준우(유아인)와 유빈(박신혜)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살아있다’에서 박신혜는 고난도 액션장면들을 직접 소화했다. 로프를 타고 아파트 4층 높이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좀비떼와 거침없이 맞서 싸운다. 끔찍한 재난 상황에서도 실생활에 쓰이는 도구들을 활용한 생존방식은 ‘엑시트’ 못지 않다.

그는 “유빈은 평범한 회사원이고, 등산이 취미이고, 자신의 개인 공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다. 준우와는 반대로 이성적이고 침착하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액션 연기에는 “평소에도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운동은 늘 꾸준히 하는 편”이라며 “따로 액션스쿨에 가지는 못했고, 현장에 일찍 모여서 합을 맞추고 동선을 확인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신혜/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박신혜는 영화 중반부에서야 모습을 드러낸다. 유아인이 1시간 가량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고 난 이후다. 분량 면에서 아쉬울 만도 하다. 유아인이 깔아놓은 판에 녹아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궁금했다.

“촬영하면서 걱정했던 부분이에요. 중반부에 등장해 과연 잘 스며들 수 있을까 생각했죠. 한 사람의 시점으로 향하던 극이 유빈이와 준우가 만나면서 서로 또 다른 돌파구를 찾게 되잖아요. 더 높은 층으로 가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겪기도 하면서 박진감 넘치는 포인트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끊어질 듯한 준우의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다시 알리는 느낌이기도 했죠. 분량 욕심 보다는 영화에서 준우와 유빈이 각자 보여줄 수 있는 인간이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 만나는 시너지가 더 중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상대역을 맡은 유아인은 박신혜에게 원동력이자 자극제였다.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두 배우 모두 10대 시절부터 배우 일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기에 박신혜에게 유아인과의 호흡은 어느 때보다 감회가 새로웠다.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배우로서 성장을 해오다가 이번 작품을 통해 만나서 기분이 묘했어요. 정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가 가진 생각과 현장에서의 모습을 보면서 영감을 받기도 했어요. 나와 다른 에너지를 가진 사람과 호흡을 맞추는 일이 즐거웠어요. 준우 캐릭터를 한 시간 정도 이끌어 가야하는데 그걸 ‘나라면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유아인의 연기가 정말 기대가 많이 됐고, 그동안 봐왔던 유아인과는 다르다는 호평이 많았잖아요. 그가 사랑스럽고, 멋있기도 해요.”

데뷔 후 1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대중 앞에서 시험의 잣대에 드는 순간은 긴장이 된다. 내일을 걱정하던 박신혜는 이제 인간 박신혜의 삶에 집중하며 배우로서 더 단단해지고 있는 과정을 겪고 있다.

“나를 향한 잣대가 어느 방향으로 쏠릴지 늘 긴장 속에 있어야 하지만 너무 거기에 얽매여 살고 싶지 않아요. 나라는 사람이 잘 살아야 배우로서도 제가 맡은 역할들을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100% 만족은 못하고, 정말 마음에 안 들고 후회하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지금 오늘을 잘 살자’로 바꿔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박신혜/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브라운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톱 배우로 성장한 박신혜는 17년간 쉬지 않고 일을 해왔다. ‘콜’, ‘#살아있다’ 영화 두 편을 연달아 촬영했고, 지금도 촬영 중인 드라마가 두 편이나 있다. 열일 행보를 펼쳐온 박신혜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나 목표는 무엇이 있을까.

“새로운 책을 읽고 싶은 호기심이죠. 제 호기심을 일으키는 책을 읽으면 작품을 하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꼭 오거든요. 작품을 선택하게 되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재미있고. 지금도 작품을 촬영 중이어서인지, 늘 어떻게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생각해요. 기다려주는 팬 분들도 원동력이죠. 저를 향한 기대감이 없다면, 배우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고 하면 저를 향한 빛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새롭게 마주하게 되는 캐릭터들 또한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책을 읽을 때 20대 때는 몰랐던 그 당시의 감정들이 30대가 되다 보니 이해가 되기도 했죠. 이런 감정들을 사람들과 같이 나누고 싶어요.”

박신혜는 원동력을 이끌어 내주는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남다른 팬 사랑을 전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팬들과 함께 걸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팬덤이라는 게 언제나 영원한 건 아니잖아요. 제가 붙잡고 싶다고 해서 붙잡히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노력해야 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려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힘이 또 되는 커다란 분들이시죠. 가족과 친구들과는 또 다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가 나를 응원해주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잖아요. 팬들이 주신 편지를 읽다 보면 가끔 울고 감동받기도 해요. 저에게는 감사한 분들이기 때문에. 미안하기도 하고 너무 고맙기도 해요.”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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