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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뮤지컬 리뷰] `헤드윅`, "언니 돌아왔어"…5년만의 귀환, 과연 조승우였다

이향휘 기자
입력 : 
2021-08-03 11:48:05
수정 : 
2021-08-04 07: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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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노래·연기에
능수능란한 입담 과시
뜨거운 무대 `매진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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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헤드윅_공연사진_조승우 [사진 제공 = 쇼노트]
"언니야, 언니 돌아왔어." 금발 머리에 아찔한 하이힐 부츠를 신은 배우 조승우(41)가 속삭이듯 인사하자 우렁찬 박수가 객석에서 터져 나왔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 거리 두기 좌석을 빼고는 모든 좌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5년 만에 뮤지컬 '헤드윅'에 돌아온 조승우는 과연 '조드윅(조승우+헤드윅)'의 명성을 실감케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개막 공연은 화려한 귀환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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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헤드윅_공연사진_조승우 [사진 제공 = 쇼노트]
공연 전 로비에서부터 후끈한 열기가 전해졌다. 두 개의 긴 줄이 공간을 휘젓고 있었다. '오늘의 캐스트'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한 대기줄이 한편에, 반대편엔 티셔츠와 텀블러, 배지, 마그넷 등 공연 MD 상품을 구매하려는 인파가 몰려 두세 겹 기다린 줄이 이어져 있었다. 최소 30분은 줄을 서야 MD를 구매할 수 있는 광경은 그리 흔치 않은 모습이다. 공연이 시작되자 '조드윅'이 오른쪽 객석 통로로 나타나면서 객석은 들뜬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승우의 미묘한 표정 연기를 보기 위해 오페라글라스를 장착한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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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헤드윅_공연사진_조승우 [사진 제공 = 쇼노트]
2005년 국내 초연한 '헤드윅'은 지금까지 13번의 시즌을 선보인 '스테디셀러'로 이 가운데 조승우는 6번을 함께했다. 지금까지 조정석, 윤도현, 변요한 등 쟁쟁한 스타들이 거쳐 갔으나 '조드윅'의 명성을 넘지는 못했다. 콘서트 형식 뮤지컬로 뒤에 밴드를 두고 토크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는 역할이라 공연마다 에너지 소모량이 상당하다. 조승우는 이날 "아이고, 힘들다"며 바닥에 눕기도 했다. 영화배우 겸 감독 존 캐머런 미첼이 극본과 가사를 쓰고 기타리스트 스티븐 트래스크가 작곡한 '헤드윅'은 반쪽의 사랑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인간은 원래 행복하고 완전하고 자족적인 양성인이었으나 제우스의 농간으로 둘로 갈라졌고, 바로 자신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 것이 사랑이라는 플라톤의 해석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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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헤드윅_공연사진_조승우 [사진 제공 = 쇼노트]
동독 출신 주인공 '한셀'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어정쩡한 정체성에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있다. 미군 병사 루터를 만나 결혼 전 성전환 수술을 하고 어머니의 이름 '헤드윅'으로 개명하지만 싸구려 수술의 영향으로 1인치가량의 살덩이가 그만 남고 만다. 미국에서도 루터에게 버림받고 자신의 반쪽 '토미'를 만나 사랑하지만 이도 여의치 않다. 무대 위 조승우는 "요즘은 힙합이 대세"라며 랩을 하기도 하고 루터로부터 젤리를 건네받을 때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를 패러디한다. 극도의 유쾌함과 바닥으로 치닫는 외로움까지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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