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참담한 천안함, 가슴속에서 인양하지 말자”..李 합참의장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21 08:58

수정 2010.04.21 08:58

“천안함의 처참하고 참담한 모습을 우리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 영원히 인양하지 말자”

이상의 합참의장이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자신의 책임을 언급하며 예하부대에 친서를 보내 분발을 촉구했다.

21일 합참에 따르면 이 의장은 지난 19일 직접 작성한 친서를 통해 “작금의 모든 어려운 일들은 군의 최고책임자인 내 부덕의 소치”라며 “묵묵하게 열정을 다해 일해온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지 못한 의장의 책임임을 먼저 고백한다”고 전했다.

이 의장은 이어 “우리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최선을 다해 대적 조치와 전우구조, 대언론 및 국회활동을 했으나 예상치 못한 극한상황에 대한 지혜 부족으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많은 억측과 의혹에 시달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 의장은 그러나 “우리는 먼저 우리의 부족함을 스스로 탓하고 질책하며 조언해준 국민과 국회, 언론의 지적을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고 보완·발전해 전우들의 값진 희생에 보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장은 “의장으로서 여러분의 헌신을 선양시키지 못한 것을 자괴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앞으로 여러분의 충정을 한 데 모아 육·해·공군이 이 위기를 합동성 강화의 호기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군심을 결집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 국민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침몰된 아리조나 전함을 70년이 지난 지금도 깊은 바닷속에 수장시켜놓고 장병의 전의를 고양하고 있다”며 “우리도 천안함의 처참하고 참담한 모습을 우리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 영원히 인양하지 말자. 우리가 약해지고 타성에 젖고 교만해질 때 꺼내보고 전사가 될 것을 다짐하자”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마지막으로 “더 이상 고개를 떨구고만 있을 수는 없다.
멍울진 우리의 가슴속 에너지를 더 발전적 시너지로 승화시키자. 고개를 들자”며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pio@fnnews.com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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