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이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 'AllplexTM 2019-nCoV Assay'. 출처=씨젠
씨젠이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 'AllplexTM 2019-nCoV Assay'. 출처=씨젠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한번의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한 씨젠(096530)이 매출 1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이 기업은 코로나19를 보다 쉽게 진단할 수 있는 타액 진단키트도 개발했다.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출 1조1252억원‧영업익 6762억원 기록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 1조12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822.7% 폭증한 규모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2915.6% 늘어난 6762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783.8% 폭증한 된 50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진단기기 연간 판매 대수는 약 1600대로 지난 10년간 누적 판매 대수에 근접하는 수치를 보였다. 백신이 본격적으로 개발 및 사용되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에도 진단 장비는 700여대 판매됐다.

씨젠 관계자는 “매출은 지난해 1분기 818억원에서 2분기 2748억원, 3분기 3269억원, 4분기 4417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에 따라 연간 영업 이익률을 60%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견실한 이익 구조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씨젠은 전년에 비해 급성장하면서 매출 1조원 클럽에 들어갔지만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지는 못했다. 시장조사기업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씨젠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2518억원, 영업이익 7669억원이다.

씨젠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 출처=에프엔가이드
씨젠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 출처=에프엔가이드

시장컨센서스에 부합하지 못한 이유로는 타 분기 대비 400억원 가까이 증가한 판관비 집행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경상연구개발비는 기존 분기별 평균 대비 2배 가량 늘어난 105억원이다. 전년 대비 큰 폭 증가한 영업이익에 따라 직원 인센티브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약 6% 하락하면서 수출 비중이 95%에 이르는 씨젠은 외환거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확진자 수 감소하지만 문제는 변이

코로나 실시간 상황을 알려주는 민간 조사기업 코로나라이브에 따르면 이날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4만7526명이다. 전날은 34만29명이 발생했다. 미국은 최근 하루 확진자 수가 최대 30만명까지 발생했지만 지난 17일 기준 7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는 7만7700명으로 줄었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추세는 씨젠의 주요 수출지역인 유럽이나 남미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3차 유행은 감소하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부에 따라 4차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 70%, 치사율 3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이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치료제와 백신 투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이 종류에 따른 진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씨젠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롯, 영국, 남아공, 일본, 브라질에서 발생한 새로운 유형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한 번의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이는 2시간 이내로 변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씨젠은 타액으로 검체를 수월하게 획득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타액 진단키트도 개발했다. 이는 성인을 비롯 무증상 감염 등으로 확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린이 등에게 활용이 가능하다. 씨젠의 타액 진단키트는 기존 진단키트 대비 96%의 정확도를 나타낸다.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진단이 점점 광범위하게 실시되고 의심자가 집에서도 손 쉽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는 씨젠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따.

사업다각화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

씨젠은 기존 사업 확장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 총괄 임원으로 박성우 부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미국 하버드 MBA를 졸업한 후 약 23년간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홍콩 및 뉴욕을 거쳐 모건스탠리 한국지사 IB 대표, 삼성증권 IB본부 대표를 역임하며 IB, 기업금융 전문성을 쌓았다.

박성우 부사장은 이후 STX에서 그룹 전략 및 M&A 본부장, 2013년부터 최근까지 대림산업 재무관리실 그룹 CFO 및 M&A 총괄 등을 역임했다.

이번 영입은 최근 인공지능 전문 정보과학연구소장, 제조구매총괄 부사장, 영업마케팅 총괄 사장, 해외법인 운영 및 경영지원 총괄 영입에 뒤이은 전문가 영입의 일환이다.

씨젠 관계자는 "씨젠은 분자진단 전문 기업으로서 20년간 분자진단이라는 한 우물만을 파며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왔다"며 "박성우 부사장 영입을 통해 분자진단이라는 기존 분야 강화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젠 관계자는 이어 생명공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분자진단의 생활화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분자진단으로 자신의 증상의 원인을 찾고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