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5일(한국시간) 신형 아이폰을 공개했다. '아이폰13'을 포함한 미니, 프로, 프로 맥스 모델까지 총 4종으로 아이폰12 시리즈와 구성이 같다. 디자인도 전작과 유사하며 루머로 떠돌던 '위성통신' 기능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번에 애플이 강조한 것은 강화된 카메라 성능과 달라진 촬영 경험, 늘어난 배터리 지속 시간 등 주로 스펙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테두리에 의료용 등급의 스테인리스 스틸 밴드 소재가 사용된 아이폰13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은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프로급의 카메라 배치는 전작과 동일하다. 색상 중에는 새로 등장한 '시에라 블루'가 눈에 띈다. 애플도 "시에라 블루는 나노미터 단위의 금속성 세라믹을 여러 겹 부착해 만들었다"며 특별히 다른 색상과 구분해 소개했다.
아이폰13 시리즈에 탑재된 A15 바이오닉 칩은 5나노미터 공정에서 제작됐다. 애플에 따르면 6코어 CPU 속도는 경쟁 제품보다 최대 50% 빠르다. 4코어 GPU 역시 경쟁 제품 대비 최대 30% 빠른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프로, 프로맥스 모델은 5코어 GPU 탑재로 경쟁 제품보다 최대 50% 빠른 성능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AI) 처리 성능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 개선도 매년 칩 단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A15 바이오닉에는 머신러닝용 신규 16코어 뉴럴 엔진이 탑재돼 초당 15조8000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스마트폰 단독으로 처리 가능한 온디바이스 AI 구현 범위가 넓어진다. 또 AI의 개입이 중요해진 현대 스마트폰 카메라의 이미지 프로세싱 측면에서의 성능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아이폰13 프로, 프로맥스는 트리플 카메라 탑재 모델이다. 3배 광학줌을 지원하는 77mm 망원 카메라, 전작보다 저조도 촬영 성능이 92% 개선된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 f/1.5 조리개와 아이폰 역대 최대 크기 센서가 탑재된 와이드 카메라로 구성됐다. 프로급 카메라의 신기능으론 '매크로 촬영'이 추가됐다. 초근접 촬영 모드로 특수렌즈 없이도 최저 2cm 거리에서도 사물을 확대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 아이폰 최초로 모든 카메라에 야간모드가 적용돼 어두운 공간에서의 촬영 성능이 개선됐다.
프로레스(ProRes) 영상 촬영 및 편집 기능도 제공한다. 프로레스는 영상 편집 앱에서 주로 사용되는 전문가용 포맷으로 분류된다. A15 바이오닉에 탑재된 프로레스 전용 하드웨어 가속을 통해 카메라 앱에서 프로레스로 최대 4K 영상을 30프레임으로 녹화·편집할 수 있다.
아이폰13 시리즈는 모두 '시네마틱 모드' 촬영을 지원한다. 이 기능의 핵심은 능동적인 초점 전환이다. 예컨대 시네마틱 모드에서는 피사체가 프레임에 들어오면 카메라가 이를 인지해 초점이 자동으로 이동되며 피사체가 카메라로부터 먼 쪽을 바라보는 경우에도 아이폰이 해당 방향으로 초점을 바꿨다가 돌아오는 식으로 영상 촬영 중 능동적인 초점 전환이 이뤄진다. 이전까지 지원하지 않았던 촬영 사후 초점 선택 기능도 제공된다. 아울러 시네마틱 모드의 모든 영상은 '고화질 돌비 비전 HDR'로 촬영된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4종 모두 전작보다 크게 향상됐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13은 아이폰12보다 약 2시간 30분 더 오래 쓸 수 있으고 아이폰13 프로는 아이폰12 프로보다 1시간30분 이상 더 지속된다. 프로 맥스도 동급의 전작보다 배터리가 2시간30분 더 오래 지속된다. 애플은 "향상된 A15 바이오닉 칩, 전력 효율이 더 높은 부품, 더 커진 배터리 등으로 만들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이폰13 시리즈는 미국,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한 1차 출시국에서 9월 17일부터 사전 주문이 가능하며 매장 판매는 9월 24일부터 시작된다. 한국은 10월 8일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한편 아이폰용 최신 운영체제인 iOS15는 9월 20일부터 배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