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펠로시 하원의장, '수정헌법 25조 발동 안 하면 탄핵 표결하겠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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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지 않으면, 하원에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12일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달라는 결의안을 정식 제출할 것이라며 "우리는 부통령에게 24시간 안에 응답해달라고 요구한다"고 전했다.

수정헌법 25조는 현직 대통령이 직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으면 부통령이 내각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을 해임하고, 부통령이 권한 대행을 맡도록 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탄핵안 상정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헌법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긴급하게 행동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이 두 가지 모두에 대해 임박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의 결정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통해 직무를 박탈당하거나 재임 중 두 차례나 탄핵소추된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20일 취임한다. 그는 지난 8일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의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거리를 두면서도 "그가 대통령 직무를 맡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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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탄핵과 수정헌법 25조 발동 가능성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트위터를 포함해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그의 계정을 영구 차단 혹은 무기한 정지시켰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국경장벽 시찰을 위해 텍사스주 알라모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의사당 습격 사건 다음 날 '질서정연한'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하야' 요구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폭동을 조장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 폭동으로 다섯 명이 숨졌다.

반면 백악관은 탄핵안을 두고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 위대한 나라를 더 분열시키기만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공화당 소속인 팻 투미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NBC방송에 출연해 최선의 선택은 대통령직 사임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생각했을 때 이것이 우리나라를 위한 최선책"이라며 "가능성은 희박할 수 있으나 이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사 머코우스키 알래스카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한 첫 공화당 의원이다. 밴 새스 네브래스카 상원의원 또한 하원이 탄핵에 찬성할 뜻을 내비쳤다.

10일 남겨두고 탄핵할 수 있나

클라이번 의원(왼쪽)과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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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헌법은 하원이 탄핵을 소추하고 상원이 이를 심리해 탄핵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원 3분의 2 찬성으로 탄핵이 가결되면 별도의 표결을 통해 탄핵 대상이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하도록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임스 클라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열흘도 남지 않은 트럼프 재임 기간에 이 모든 절차를 끝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선 '퇴임 후 탄핵'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탄핵소추는 하원의 과반 찬성만 있으면 가능하므로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 단독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그가 퇴임하기 전 의결하고, 상원의 탄핵 심리는 퇴임 후에 진행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