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LG화학의 배터리 기술을 앞세워 1000마력(750㎾) 성능의 전기 픽업트럭 등 2023년까지 모두 22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2022년부터 양산되는 이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현재보다 최소 10% 이상 향상됐고, 고출력 특성까지 갖춘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GM은 LG화학의 차세대 배터리를 비롯해 △3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자율주행기술 고도화로 3~4년 내 연간 100만대 배터리전기차(BEV)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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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슈퍼 크루즈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캐딜락 차량 주행 모습.

GM은 최근 전자신문 등과 가진 컨퍼런스 콜 방식의 '전기차 전략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2023년까지 22종의 3세대 전기차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GM의 3세대 전기차는 차세대 배터리(얼티엄)와 전기차 플랫폼 기반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차량이다.

지금까지 주행성능 400㎞ 안팎의 준중형급에 제한됐던 전기차 라인업을 중·소형부터 SUV·크로스오버, 픽업전기트럭까지 총 22개 차종으로 확대해 소비자 선택지를 대폭 늘린다는 전략이다.

스티브 키퍼 GM 해외사업 사장은 “GM은 업계 최초 고속도로용 핸즈프리 주행기술인 '슈퍼 크루즈'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을 2023년까지 22대로 확대할 것”이라며 “LG화학과 함께 개발한 얼티엄(Ultium) 배터리의 장점을 살려 배터리 모듈과 팩, 플랫폼 구동장치의 다양화를 실현, GM의 다수 브랜드와 세그먼트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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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자회사인 크루즈가 공개한 완전 자율주행차 오리진.

양사가 함께 개발·생산하는 '얼티엄' 배터리는 지금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리튬이온 전지보다 에너지밀도가 최소 10% 이상 높아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의 양극재 기술이 적용됐다.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85%까지 끌어올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다. 희소금속인 코발트 비율을 5% 수준으로 줄이면서, 알루미늄을 추가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셀 설계 기술까지 개선되면서 고출력 특성이 향상됐다. 특히 가격 부담이 켰던 코발트 사용을 줄이면서 현재 1㎾h 당 140달러 수준의 배터리 가격을 30~40% 가량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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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캐딜락 리릭EV.

GM은 차량 특성이나 배터리 용량 등 고객 요구에 따라 50kWh부터 200kWh까지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배터리팩을 각각 6·8·12개로 구성, 최대 24개 모듈을 장착하도록 시스템 설계의 공간효율과 유연성을 높였다. 또 전륜과 후륜·사륜·고성능 사륜 등 다양한 구동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켄 모리스 자율주행·전기차 부문 총괄 부사장은 “새 전기차 플랫폼은 복잡성을 크게 낮춘 것으로 배터리 팩 등 차량과 차량 구동시스템의 부품 수를 최소화해보다 단순한 부품 조립 방식의 차량 설계가 가능하다”며 “현재 생산하는 내연기관 차량은 550가지 파워트레인 조합으로 구성되지만, 차세대 플랫폼은 19가지의 배터리·드라이브 유닛만으로 다양한 차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얼티엄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는 픽업 트럭 GMC '허머(Hummer)EV'와 캐딜락 '리릭(Lyriq)'으로 이들은 2021년 하반기 생산할 예정이다. 또 2022년형 쉐보레 '볼트EUV'는 업계 최초 고속도로용 핸즈프리 주행기술인 '슈퍼 크루즈(Super Cruise)'를 장착할 계획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