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시장의 예상대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8월에 이어 또다시 0.25%p 올려 20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p 인상했다.

지난해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낮추는 ‘빅컷(1.25%→0.75%)’을 단행한 데 이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올해 7월까지 9번을 동결했고 마침내 8월에 0.25%p 인상한 바 있다. 10월에는 동결로 잠시 숨고르기를 한 후 재차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이처럼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올린 것은 그간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부작용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는 데다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의 ‘금융 불균형’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 ▲9월 2.5%로 9년 만에 6개월 연속 2%를 웃돌다가 마침내 10월(3.2%)에는 3%를 넘어섰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 신용(빚) 잔액(1844조 9천억원)도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기관의 다양한 가계대출 억제 대책에도 불구, 3분기에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36조 7천억원이나 더 불어났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이날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에 크게 무게를 뒀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이달 10~15일까지 국내 채권 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응답자 중 100명 중 90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었다.

미국 연준(Fed)도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는 데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실시하면서 한은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했다. 더구나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라는 점에서 내년까지 늦추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던 것.

다만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긴 했으나 4천명을 넘어선 신규확진자와 늘어나는 중증 환자로 인해 경기가 다시 위축될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불안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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